안식일과 7일 중 하루의 차이

 

어떤 신학자는 일주일 중에서 아무 날이나 지키면 된다는 주장을 다음과 같이 펼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모든 세대에 걸쳐, 모든 사람과 관련하여, 적극적이며 도덕적이고 영구적인 계명으로서 하나님은 특별히 칠일 중 하루를 안식일로 정하시고 거룩하게 지키도록 하셨다’(20:8, 10, 11; 56:2, 4, 7). 창세로부터 그리스도의 부활 때까지 는 한 주일의 마지막 날로 되었던 것이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로는 한 주일의 첫째 날로 바뀌었다.

 

17세기(1646~47)에 채택된 장로교의 기본 교리인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에 근거하여, 안식일은 굳이 일곱째 날일 필요가 없고, 칠일 중 아무 날이나 하루일 수 있다고 단정한다. 그리고 그 하루가 그리스도의 부활 전까지는 일곱째 날인 안식일이었으나, 부활 이후에는 첫째 날인 일요일로 바뀌었다고 거듭 강조한다.

 

제칠일과  7일 중 하루

 

정된 제칠일이 아니라, 칠일 중 아무 하루를 안식일로 정하여 지키도록 명하셨다는 말은 성경에 아무 데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궤변이다. 그것은 1643년 영국의 의회가 소집한 웨스트민스터 종교 회가 제정하고 1648년 의회가 이를 인준한 장로교의 신앙고백에 근거하고 있다.

종교회의의 결의를 성경의 권위보다 더 존중하면,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15:7, 9)것으로 간주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1장에도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즉 “사도시대 이후 소집된 모든 대회나 총회는 세계적이든 지역적이든 오류를 범할 수 있으며, 많은 회의들이 이 오류를 범해 왔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신앙이나 신천의 규준이 될 수 없으며, 다만 보조적인 것으로 이용될 수 있다. 여하한 종교회의 결의사항이라도 성경을 대신하여 신앙의 규범으로 삼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출신의 조직 신학자로 자신이 주일 성수론 자인 쥬이트도 일요일 준수의 근거로 인용되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아래와 같이 노골적으로 비평하고 있다.

 

 “이 고백 문에 대하여 원칙적으로는 비판할 것이 아무것도 없으나 그 안에는 거짓된 신학적 기교가 들어 있다고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은…..적극적이고 도덕적이고 항구적인 계명으로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명령하여 이레 중 하루를 안식일로 택하여’ 라고 한 이 부분을 분석하면 그러한 점이 똑바로 드러나게 된다. 이 부분의 논증은 유지될 수 없다. 칠일 중 한 날을 택한 적극적이고 도덕적이고 항구적인 계명이란 없기 때문이다. 4계명은 명백히 칠일 중 하루를 지정한 것이 아니라 ‘이레 되는 날’을 지정하였을 뿐이다.

 

아무 날이나 될 수 없는 기념일

 

위에 인용된 비평에 적힌 안식일 계명 조항인 출애굽기 20 8절의 문맥을 자세히 읽어만 보아도 비평에 대한 충분한 대답이 된다. 8절에서,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고 명하신 후에 세칙을 설명하는 9절에서는, 다른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라고 부칙을 설명한다. 그리고 10절에서는, 8절의 “안식일”(히브리어 욤 하. 솨바트)에 덧붙여, 제칠일은 안식일이니”(욤 하. 쉐이비 솨바트- 영문으로는, the seventh day is a sabbath)라고 문법적으로 밝혀 놓았다. “제칠일”을 제외한 다른 여섯 날은 안식일이 될 수 없는 힘써 일해야 하는 날들임을 강조했음도 주목해야 한다.

안식일 제도의 기원이 명시된 창세기 22, 3절에서는 안식일이라는 명칭 대신, “일곱째 날에 안식하” 셨다고 밝히고, “일곱째 날을 복 주사 거룩하게 하셨”다고 거듭 확인하고 있어 칠일 중 아무 한 날이 안식일이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하필 일곱째이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지으시던 일이 일곱째 날이 이를 때에 마치니, 그 지으시던 일이 다하므로 일곱째 날에 안식하”( 2: 1)신 것이다.

본래 기념일이란 그 날에 일어난 역사적인 사실을 기념하는 시간적인 의미를 가진다. 누가 광복절을 8 15일이 아닌 일년 365일 중 하루를 정하여 지키자고 말할 수 있겠는가? 어느 부부가 자신들의 결혼 기념일을 일년 중 아무 날로 정하여 기념하겠는가?

칼빈주의 개혁 교회도 받아들인 헬베티아 신앙고백(Helvetic Confession)에도 일요일은 안식일을 대신하여 지키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인정했다. 기념일을 옮기거나, 아무 날이나 기념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상식에도 어긋난다. 지구가 존속하는 한 창조가 기념될 것이요,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을 통하여 창조에 근거한 경배를 받으실 것이다.

 

거룩한 것과 속된 것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사람의 권위로 그것을 속되게 할 수 없다. 안식일을 속되게 하는 것은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신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하고, 그분의 명예를 욕되게 하는 것임을 아래의 말씀에서 확인하자.

 

“그 제사장들은 내 율법을 범하였으며, 나의 성물을 더럽혔으며, 거룩한 것과 속된 것 을 분별치 아니하였으므로 내가 그 가운데서 더럽힘을 받았느니라” (22:26)

 

신분이 어떠하든지 간에, 종교 지도자들이 백성들로 하여금 안식일을 무시하고 유린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두려운 불경(不敬)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 교회들이 받아들인 헬베티아 신앙고백(Helvetic Confes-sion)에는 안식일의 기념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한날이 모든 날보다 더 거룩하다거나 그날에 휴식하는 것 자체가 하나님을 기쁘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안식일이 아닌 우리 주의 부활일인 일요일을 준수한다.

 

앞에서 언급한 성경 말씀에 전적으로 위배되는 말이다. 남의 것을 주인의 승낙 없이 가져가거나 없애 버리면 잘못이다. “인자는 안식일에도 주인이”(2:28)신데, 예수님의 명령이나 승낙 없이 안식일을 없애 버리거나 다른 날로 바꾸는 일은 분명히 크게 잘못된 일이다. 누가 안식일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없앨 권리가 있는가? 그것은 하나님의 권위와 통치권에 대한 두려운 도전이다.

 

하나님의 계명과 인간의 전통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허락 없이 안식일 대신 일요일을 성일로 준수하면 어떠한 모순에 빠지는가? 영국 회중교회 지도자 데일(R. W. Dale)의 논증이다

 

 “우리가 아무리 엄격하거나 경건하게 일요일을 지킨다 해도 우리가 안식일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안식일은 특별히 주어진 거룩한 명령에 기초한 것이다. 우리는 일요일을 지켜야 할 의무에 대해여 그러한 명령에 호소할 수가 없다. … 신약 성경에는 일요일의 거룩함을 범할 때 어떤 책벌이 이른다는 것을 제안하는 하나의 구절도 없다.

 

칼빈도 그의 [그리스도 강요]에서 넷째 계명인 안식일이 지니고 있는 권위나 준수 의무를 일요일과 같은 특정 일에 적용시키는 사람들을 오히려 율법주의자라고 책망하고 있다. 그리고 일요일에 모이는 까닭도, “믿음이 시들거나 쇠하지 않도록 부지런히 모이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을 돕는 외적인 방편” 정도로 규정하고 있어 일요일을 성일로 준수해야 할 성경 상의 근거나 이유를 일체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주일 옹호자인 쥬이트도 이러한 입장을 지지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헌들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주일 첫날을 어느 날보다 더 잘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나 그날이 가진 무슨 거룩함에 대하여 넷째 계명이나 기타 다른 성경을 통해 알고 잇는 것이 하나도 없다.

 “날은 어느 날이나 똑같은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이 일에 매여 있기 때문에 매주 마다 이 의무를 위해 모일 수 있는 어느 한날을 구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일에 모이는 관습은 모든 사람의 동의를 얻은 것이다.

 

결국 위의 모든 진술은, 제칠일 안식일과는 달리 일요일은, 하나님에 의하여 거룩하게 된 날도 아니고, 축복이 약속된 날도 아니며, 따라서 준수해야 할 성경 적인 근거나 의무가 전혀 없는 또 하나의 인간 전통(傳統)에 불과한 날임을 자인한 셈이다. 이런 정도의 의의라면, 굳이 일요일을 주일로 주장할 까닭도 없고, 준수를 요구해 야할 근거도 없음이 자명해진 것이다.

그것은 결국 “장로들의 유전”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대신한 예수님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의 처신에 불과한 것이다.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뇨,…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존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 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 도다”(15:3,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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